| 2010·06·29 03:13 | HIT : 5,642 | VOTE : 763  
  
  
 [시로 여는 세상]   이슬의 힘   박형준     나는노트의 줄에서
 가늘게 떨리는 별이야
 백지에 걸려있는
 한 줄의 떨림,
 줄 위에서 울리는
 바람을 지켜보면서
 천 개의 태양이 섞인
 지평선을 밟아나가는,
 나는 말이 채 되지 못한 말들
 발의 그늘로 건너다닌 색채
 백지의 줄 위에서
 눈 멀어가면서
 대지를 감촉하는 발
 대지의 깊은 숨소리 깨우며
 안에서 눈뜨는 이슬의 힘
 --------------------  이슬은 무엇인가. 더욱이 이슬의 힘이란, 시인은 말한다. 노트위에서 가늘게 떨리는 별같은 존재, ‘천 개 태양이 섞인’ 것, ‘나는 말이 채 되지 못한 말들’인 것이다. 이러한 이슬에 의해 ‘대지의 깊은 숨소리 깨우며 / 안에서 눈뜨는’ 저 경이로운 이슬의 궤적과 파워를 시인은 투명하게 꿰뚫는다.  박형준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명지대 문예창작과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1년『한국일보』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나는 이제 소멸에 대해서 이야기하련다> <빵냄새를 풍기는 거울> <춤>등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저녁의 무늬>, <아름다움에 허기지다>가 있다. 꿈과시문학상, 동서문학상, 소월시문학대상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뉴욕일보]<시로 여는 세상>2010년 6월 28일(월)자 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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