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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얼굴 만다라 / 신지혜----------------------계간[문학과창작]2018년 겨울호2019-07-17 01:13:12
작성자
2019·02·11 02:43 | HIT : 65
 

 

얼굴 만다라

 

신지혜

 

네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 기다린다

건너편 얼굴들과 서로 빤히 마주 바라다본다

한결같이 똑같은 눈, 코, 입, 귀로 구성된 얼굴들

어쩌면 그리 이미지와 느낌 완벽히 다를까 하는 생각,

하지만 자세히 보면 자기 유사성, 순환성, 어떤 규칙성을 가진

저 얼굴들의 프랙탈

 

묘하다!

비슷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어떤 얼굴도 같지 앟다

우주 누대에 걸쳐 변형되고 합성되어온

인류의 유전자

필경 신이 제작할 얼굴들의 데이터가 따로 있겠거니

그리하여 우리 중 누구 얼굴은 고대 선조 얼굴과

후대 태어날 얼굴과도 중복되지 않았겠는가

 

신호 바뀌자 눈, 코, 입, 귀가 한 덩어리로 겹쳐진다

얼굴들이 치열한 금속이온들의 격자운동처럼

한꺼번에 소용돌이친다

 

이 세상 한 장에 그려진 천의 얼굴 만다라!

 

산다는 것은 이 세상에 얼굴하나 보태는 것,

이 지구촌 어디선가

누군가의 얼굴 사라지고 또 새 얼굴이 화폭 속 긴급 등록되고 있다

 

 

계간[문학과창작]2018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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