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제목한밤 기러기는 空 비파를 뜯고 나는 逍 遙 詠을 짓는다/ 신지혜------- [현대시학]2004년 7월호2019-07-15 19:27:22
작성자
2006·10·03 00:45 | HIT : 3,306
한밤 기러기는 空 비파를 뜯고 나는 逍遙詠을 짓는다


신지혜


달빛 한 다발 묶어 베개삼고 드러눕는다
나를 들고 있던 내 마음이 스러지고 없다
생각이란 놈, 그놈이 없으니
세상이 다 고요하다

한 밤을 져나르던 기러기는 空 비파를 뜯고
나는 逍遙詠을 짓는다

"삼천대천도 이 가벼운 달빛 무게만 하랴?"

창밖에, 거대한 허공 한 자루
넉근히 둘러메고 선
나무 公도,
달빛만 가득 지고 술렁거린다

달도 쪼개고 보니 허공 뿐이며
나도 쪼개고 보니 빈 울림통이다

한 밤의 고요가
차르륵 차르륵 밀려가는 소리 듣는다

저편, 수미산도 납작하게 두루 如 如 해진다.




-[현대시학]-2004년 7월호
#신지혜 시인# 한 밤 기러기는 공 비파를 뜯고 나는 소요영을 짓는다-신지혜# 현대시학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