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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지구별 어드벤처/신지혜『시와시』<창간호>2009년겨울호2019-07-16 20: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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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어드벤처



신지혜



청소년 정신건강센터 자원봉사 상담시간,
목소리 주인공은 올해 17살이라 했다
죽고 싶어요
사람이 왜 여기에 태어나 이처럼 고통스럽게 살다가
마침내 죽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어린 붓다에게 말했다

누가 널 보내서 네가 온 게 아니지
너 자신이 스스로 왔지
네가 오니까 비로소 캄캄한 우주가 열렸지
네가 아니면 저 태양도 달도 떠오를 수 없지
이 지구여행은 너의 고귀한 어드벤처지
와서,
너 자신과 면벽 하는 것이지
네가 누구냐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사귀는 거지
너의 참 뿌리가 무엇인지 아는 거지
네가 바로 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거지
수 억겁 살았던 무수한 너 자신들의
총체적 종합 결산이 바로 지금의 너이지
그러니까 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지
가장 만나봐야 할 사람도 너이며
최종 목적지도 너 자신인 거지

우연히 갱단에 가입하여 코케인과 마리화나를
상습적으로 흡입하였으며
늘 자신감도 없고 죽고싶다 했다
주변에 속 이야기 나눌 가족이나 친구도 없다했다
어린 붓다가 다섯시간 동안 전화를 끊지 않았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겠다 울먹였다
나는 큰 소리로 덧붙였다
고맙다. 이 지구별에 네가 와 주어서 참말 고맙다!




계간『시와시』(창간호).200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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