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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판나비/ 신지혜....................[미주시세계] 20062019-07-15 20:46:45
작성자

은판나비





신지혜





어둠의 스크린 속으로 내가 빨려들었다
나는 미세한 발광체였다
내 몸이 없었다 거미줄보다
가느다란 레이저 망을 뚫고
내가 긴긴 통로를 따라 무작정 빨려 들어갔다
내가 발을 쭉 뻗으니 무엇인가 발끝에 닿았다
팔을 쭉 뻗으니 손가락 끝에 무엇이 닿았다
그래도 어딘가 빈곳이 있었다 아직도
우주가 헐렁했다
내가 다 자라려면 아직 멀었나요?
나는 가끔 외치곤 하였다
나를 담은 우주가 자주 겉돌았다
나는 몸부림치듯 내 집을 뒤흔들었다
집이 무너져 내렸다 내 몸에서
희디흰 그 무엇이 서서히 날개를 펼쳤다



젖은 은판 나비였다




계간 [미주시세계]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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