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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문/ 신지혜-------- 상상인 하반기2021-08-06 10:2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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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지혜


내가 어머니 열고 나오지 않았다면

이 세상이 있었을까

어머니는 내게 문이셨다 

내가 아버지 열고 나오지 않았다면

내 삶이 있었던 것일까

아버지는 내게 문이셨다


울퉁불퉁 콘크리트 바닥을 대 평원으로 알고

기어가는 저 딱정벌레도 문 힘차게

떼밀고 나오지 않았던가


나도 문이고 당신도 문이다

내가 당신을 열지 않는다면

내가 어떻게 당신을 알겠는가

우리는 서로 여닫는다 


제각기 문을 통해

문 여닫는 방법에 전전긍긍 끊임없이 노크하며

스스로 문 활짝 열어 맞이하기도 하고

영 안 열리는 문에 매달려 통곡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수많은 문들 천개도

단 한 개의 마지막 문으로 귀결된다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밥을 먹었던 지인의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을 듣고서야 알았다


내가 늘 여닫던 당신도, 이제 길고긴 문 열기 끝내고

홀연히 그 문을 나가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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