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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내가 그린 달/ 신지혜-----------------------[현대시학]2019-07-14 21:39:35
작성자
| 2006·08·20 20:10 | HIT : 4,007

내가 그린 달 /  신지혜

캄캄한 하늘에 달 하나를 그려넣었다

차고 깊은 겨울밤,
'오'하며 둥글게 오무린 입속으로
샛노란 목젖이 울렁울렁인다
둥글둥글한 입 안의 목젖 넘어
새 몇 마리 들어간다 달이 내려놓는
몇 천의 지네발에 붙잡힌 마을 지붕들이
두 어깨를 들먹인다
먼 길 돌아와 초췌한 길들이
리본처럼 출렁인다 높고 낮은 산들이
곱사춤을 춘다 저 목구멍 근처,
단맛이 가득해지자 내장에 불이 켜진다
'오'안의 실핏줄마져 모두 켜진다

뻐근한 아픔이 번지고 번져,
한 마을의 모든 울타리가 지워진다 모두가
한 몸안에서 황홀한 고통처럼 아름답고 은근한
毒이 번진다

 
 

내가 그린 달 / 신지혜

 

캄캄한 하늘에 달 하나를 그려넣었다

 

차고 깊은 겨울밤,
'오'하며 둥글게 오무린 입속으로
샛노란 목젖이 울렁울렁인다
둥글둥글한 입 안의 목젖 넘어
새 몇 마리 들어간다 달이 내려놓는
몇 천의 지네발에 붙잡힌 마을 지붕들이
두 어깨를 들먹인다
먼 길 돌아와 초췌한 길들이
리본처럼 출렁인다 높고 낮은 산들이
곱사춤을 춘다 저 목구멍 근처,
단맛이 가득해지자 내장에 불이 켜진다
'오'안의 실핏줄마져 모두 켜진다

 

뻐근한 아픔이 번지고 번져,
한 마을의 모든 울타리가 지워진다 모두가
한 몸안에서 황홀한 고통처럼 아름답고 은근한
毒이 번진다

 

 

 

 

#신지혜 시인# 신지혜# 내가 그린 달 # 현대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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