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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내가 들어온 문 하나 있을 것이다/신지혜-----------------계간[예술가]2014년 봄호2019-07-16 21:21:46
작성자
2014·02·28 08:55 | HIT : 3,148
내가 들어온 문 하나 있을 것이다


                                 신지혜



완벽히 음소거된 아침,
모든 게 비로소 투명해진다
이 고요의 투명한 벽 어디쯤
필경 내가 들어온 문 하나 있을 것이다


수 억 년 전에도 있었던 문
늘 왕래하는 이들로 북적거렸던 문
한번 퇴장한 이들 언젠가 또다시 입장할 문


하지만 그 문 열고 다시 들어올 땐
반드시 전생의 모든 흔적 삭제해야만 한다


우리는 누구나 그 문 통과하여 이곳에 입문한다


여기 내가 왜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거기 돌아가선 또다시 무얼 하는지,


후손들 또다시 바통 물려받아
정신의 날 시퍼렇게 세운 채 절차탁마하고


문 없이 출입 가능한 그 비법 알게 된다면 우린 더 이상
이곳에 들어와 경주하지 않아도 되는 대 자유인


그땐 낡은 포로수용소 같을 빈 집
아무도 찾지 않을 잊혀진 집


입구 저쪽에선 아직도 이곳에 들어올 실루엣들
문전성시 아우성이다


이 고요 어디쯤
필경 우리의 입구이며 출구인 문 하나 있을 것이다




계간[예술가]2014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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