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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곁 / 신지혜------------------계간[리토피아] 2013년 겨울호2019-07-16 21:19:01
작성자
2013·12·03 13:09 | HIT : 3,101


                                       신지혜





이른 아침부터,
노숙자 사역하는 사람들이 빵과 커피를 들고 센추럴파크 앞에 모여있다
어떤 노숙자는 한여름 반팔티를 입고 초겨울의 벤치에 누워있고 어떤 노숙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통 은박지속의 무엇인가를 꺼내 먹는다
오래전부터 깎지 않은 더부룩한 수염에 엉겨붙는 정체불명의 흰 부스러기들


노숙자 사역하는 사람들이 다가가 빵과 커피를 건네준다
어떤 노숙자는 눈물 글썽거리고 어떤 노숙자는 환히 웃는다
어떤 트라우마를 겪은 노숙자는 노 노! 를 외치며 뒷걸음친다


이 시간대 같은 하늘을 이고 같은 대지를 밟고 있는 한
우리는 눈물겨운 동지,


새 떼는 무리지어 출근하듯 하늘을 가로질렀고
햇빛 나누며 곁을 내주는 나무들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이렇게 오래오래 곁을 나누는 일뿐이라고
이구동성 머리를 끄덕인다


노숙자들이 벤치에 빙 둘러앉아 끼니를 나누며 주거니 받거니
김 오르는 커피를 따른다





계간[리토피아]2013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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