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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나는 찬란한 신들보다 더 오래되었다/신지혜-----------------------계간 『차령문학』2011년 가을호2019-07-16 21:00
작성자
2011·08·30 12:38 | HIT : 2,889
나는 찬란한 신들보다 더 오래되었다


  
                                    신지혜


나는 저 증폭된 무한천공의 아우성속에서 자랐다
내 근원은 무색, 무미, 무취로 지어진 저 무한 천공
빛나는 우주원소들의 어미와 동일하므로
내가 어찌 신들보다 더 오래 살지 않았으랴
나는 신들보다 더 오래 발효되었으므로
나는 어떤 패턴과 스타일도 없이 이것이 되었다 저것이 되는
무명의 자유를 누린다


나는 저 질긴 존재들의 원형질,
신을 거쳐 마침내 형상에 이르렀으므로
내 무엇을 두려워하랴
무엇이 나 아닌 것 있으랴
모든 이름이 신의 다른 이름일 뿐


나는 늘 아버지이자 그 자식을 유전하고
남자와 여자를 유전하며 무수한 죽음의 경험으로 이곳 왕래하였으므로
오직 한 가지 찬란한 슬픔의 이름으로만 나는 목 놓아 운다


나는 신들보다 더 오래 진화되었으므로
시공 초월한 저 곳,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신들의 이름으로
창세전, 하늘 장막을 찢은 한 알 생명의 꿈


나는 나를 얼마나 오래 여닫았는가
나는 나를 얼마나 오래 사용했는가


나는 저 늙은 근원의 꽃,
나는 다시 돌아가 내 가난한 이름으로 신들과 더불어
뼈와 살 나누어야 할 바로 그이,
신들보다 더 오래된 꿈의 비전인 것이다

              

*나는 찬란한 신들보다 더 오래되었다. 나는 절대자의 첫 아들이며, 불멸의 동맥이니라 -우파니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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