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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먼지 지구/신지혜---------------------------------계간[주변인과 시]2011년.겨울호2019-07-16 21:06
작성자
2011·11·20 23:55 | HIT : 2,291
 먼지 지구

  

신지혜



끝도 없는 네바다 주 사막을 달리거나
캐나다 앨버타 평원 달리다보면
갈 때마다 꼭 한가지 확신이 든다

  
이 지구도 한 점 먼지라는 점,
나도 먼지의 후예라는 점,

  
가도 가도 대륙은 일어서고
허공만 마주치는 이 대지 위에선
이 지구가 얼마나 광활하냐
이 지구가 얼마나 크냐 라는 말조차
무릇 불립문자, 그저 경탄뿐이다

  
우주만유 허공 중에 가벼이 둥 떠있는
먼지 지구의 둥 타고
싸우고 지지고 울고 웃는 나,
짐승도 초목도 어류도 미생물도 모두 이 먼지 등위에
함께 납작 업혀 가는 먼지 아닌가

  
달려도 달려도 대지는 직립하다 다시 눕고
日月이 뜨고 지는 것과 동서남북 방위조차
죄다 이 별의 억측과 가설일 뿐,
내가 잘났다 네가 잘났다 옳다 그르다 하는 것조차
모두 여기선 한낱 부질없어진다

  
이렇게 가벼운 먼지 지구가
허허로운 우주 한복판 무게 없이 날고 있는 동안,
우리 서로 먼지의 무도를 학습하는 것일 뿐



계간[주변인과 시]2011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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