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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벽의 침묵/ 신지혜----뉴욕문학 2019-07-1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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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의 침묵 /  신지혜


한낮의 햇빛이 표본처럼 납작하게 눌린 체 벽에 걸려있다. 하얗게 박제된 그 언젠가의 시간이, 나프탈렌속에 보존되었던 마른 꽃잎처 럼 바스락거린다. 오려붙인 듯 선명한 한 때의 풍경들이 벽속에 꼼꼼 히 저장된다. 그 벽.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고 눈빛도 없다. 슬픔이 고여 응고된벽의 입안에서 쑥쑥 자라올라 범람하는 소리들. 빛들. 세 상의 어둠들이.한밤중이면 무거운 침묵에 들어 스스로 환해진다. 이 안과 밖의 소리. 서로 섞이지 않는다. 그리하여 벽들은 더 단단해진다.


< 뉴욕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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