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1 00:57 | HIT : 3,918
알아차림
신지혜
바람 한 점 없는 저 앞뜰 미동 없는 늙은 오크나무 한 그루, 동안거 禪定에 들었다
제 마음에 두 눈 포개고 무심히 살펴 바라보는 자, 제 안 일거수일투족, 들고나는 생각 송이송이 헤아리고 간파하며 그가 시방, 알아차림 하는 중이다
바라보는 자와 보이는 자의 동공이 딱 마주쳐 일직선인가? 관통했는가? 그러다 제가 저를 바라보는 眼光에 찔려 흠칫 놀라기라도 할 것인가?
저 고요의 날 선 취모검 한 자루에 허공 모가지 썩둑, 베이겠다!
바라보는 나도 내 숨소리 걸림 될까 안으로 접어 넣고, 저 冬木의 깊은 심도 좇아 차근차근 알아차림 하고 있다
계간『문학과 창작』2009년 봄호.
"Like a lion not trembling at noises, like the wind not caught in a net, like a lotus not stained by water, let one wander alone like a rhinoceros" -Suttanipata-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숫다니 파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