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제목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 신지혜.............계간『시작』2011년 봄호2019-07-16 20:56
작성자
2011·03·06 13:19 | HIT : 2,814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신지혜



내가 오늘 아침에 자리 털고 일어나는 것 여러분 덕분입니다
누가 침대를 만들었겠어요 누가 이 집을 지었겠어요

내가 오늘 세 번 밥상 받은 것 여러분 덕분입니다
누가 빵을 만들었으며 누가 야채를 가꾸었겠어요

나를 입히고 먹이고 살리는 것 여러분 덕분입니다
내 사지 멀쩡한 것 여러분 덕분입니다
나의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있는 것 여러분 덕분입니다
보이는, 보이지 않는 여러분 덕분입니다

어찌 나 혼자 산다고 나 혼자 먹는다고 나 혼자 잠잔다고 하겠어요
아, 어떻게 내가 있겠어요

빽빽이 맞물려 한 치 오차도 없이 돌아가며
공생(共生), 공체(共體), 공용(共用), 공식(共食)하는 이 세상

내가 그나마 오늘날 이 찰나 한 숨 내고 들이는 것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계간『시작』2011.봄호
#신지혜 시인# 신지혜# 다 여러분 덕분입니다 / 신지혜# 시# 시작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