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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대청소 /신지혜----------------계간[리토피아] 2013년 겨울호2019-07-1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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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신지혜



법정스님이 입적하기 전 한 일은 아마 대청소였을 것이다
한 목숨 받아 이 지상에 왔으면 시간 경영 잘해야지
쓸데없는 일,
남의 집 숟가락이 몇 개이며
남의 농장에 양과 소가 몇 마리인 것이나 헤아려서야 쓰겠느냐
시간탕진으로 소일하고
남은 시간 폐지 쓰듯 펑펑 써버렸으며
죽어 이름 몇 자 남기자고 부질없이 명예나 탐하고
뭘 좀 안다고 신변잡기 끄적거려 절 받으며 껍죽거렸으니,
어리석다 어리석다 어리석다
탄식했을 것이다
서점가에 발 푹푹 빠지는 책속에 하나 더 보태는 것도 그렇고
굶어죽는 이에게 쌀 한 톨 역할도 못할 글줄이나 썼다고,
그는 자기가 풀어놓은 책들 모두 거둬들여 훨훨 불살라버렸다




이 세상에 먹고 사는 일만큼 큰 업적이 없으나 또한
먹는 일은 세상일 잘 배워
자신을 만나라고 주어진 것,
자신을 잘 경영해서 CEO 되라는 것 아닌가



오늘
내 안의 부질없는 마음쪼가리들 다 꺼내놓고
마음쇄신 대청소 한다





계간[리토피아] 2013.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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