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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스톤코리아신문]비슬산 참꽃/서지월.2019-07-27 04:58:39
작성자
2007·05·15 04:32 | HIT : 1,542 | VOTE : 137

『보스톤코리아신문』

 

[ 가 있는 세상]

 

비슬산참꽃

 

서지월(1955~)

 

 

 

비슬산 참꽃 속에는 조그만
초가집 한 채 들어 있어
툇마루 다듬잇돌 다듬이 소리
쿵쿵쿵쿵 가슴 두들겨 옵니다

기름진 땅 착한 백성
무슨 잘못 있어서 얼굴 붉히고
큰일 난 듯 큰일 난 듯 발병이 나
버선발 딛고 아리랑고개 넘어왔나요

꽃이야 오천년을 흘러 피었겠지만
한 떨기 꽃속에 초가집 한 채씩
이태백 달 밝은 밤 지어내어서
대낮이면 들려오는 다듬이 소리,

어머니 누나들 그런 날의 산천초목
얄리얄리 얄랴셩 얄랴리 얄라,
쿵쿵쿵쿵 물방아 돌리며 달을 보고
흰 적삼에 한껏 붉은 참꽃물 들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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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속의 정겨운 불빛으로 가슴을 적셔보라. '비슬산 참꽃'속에는 초가집 한 채를 비롯, 우리 고유의 다듬이 소리와 물방아 소리, 바로 우리 선조의 얼과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우리 민속적 전통과 아름다운 고유 정서 및 풍류가 듬뿍 담겨 있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온 우리 민족사적 삶의 애환과 서정적 정황들이 이 시속에는 용해되어 있으며, 오 천년 역사를 면연히 이어온 우리 민족혼의 궤적을 고스란히 담고서 출렁이고 있다. 대대손손 우리 고유의 삶과 맥박이 정겹고도 따스하게 우리 가슴을 위무 해준다. 우리 한민족의 정서와 한국의 전통적 리듬으로 고귀한 한국적 서정이 그 눈부신 빛을 발한다.

 서지월 시인은 대구 달성 출생.「심상」(1985),「아동문예」(1986),「한국문학」(1986)으로 등단. 시인 겸 아동문학가. 시집으로 '꽃이 되었나 별이 되었나''강물과 빨랫줄''소월의 산새는 지금도 우는가''지금은 눈물의 시간이 아니다' 및 다수 시집이 있으며, 대구시인협회상, 한하운문학상, 장백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신문 발행일>May.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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