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18 00:30 | HIT : 1,519 | VOTE : 1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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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가 있는 세상]
인력에 대하여
배정웅
작은 먼지 한톨에도 세상의 인력이 존재하다고 *바가바드기타 한 대목에 그렇게 씌어져 있었네 이승의 면면 작디작은 풀꽃에 이르기까지 서로서로를 그리워하는 저 몸짓은 모두 인력의 탓이리 한번도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신은 당신의 그지없는 인력으로 수시로 우리를 잡아당겼다 놓았다하네 한갓 신의 가느다란 실 끝에 매달려서 나 이날 이때까지 영혼없는 헝겊 인형처럼 대롱거렸을 뿐 내 가슴속에 불꽃처럼 일어나는 이 그리움도 기실은 그 인력의 작용이리 아아 잠들기 전 내 가난한 램프에 불 켜리 아르헨티나산 볼펜 글씨로 노트장에 마지막 전언인 듯 몇 자 적어놓으리 먼 훗날 누군가가 있어 이 글을 읽고서는 지금의 나처럼 생각이 끝없이 깊어지리 세상의 어드메 숲 속 먼데서 붉은 가슴울새가 어둠의 시간을 쪼고 쪼아도 그리운 슬픔의 잠 못내 뒤척이겠네
*바가바드기타:인도의 옛 경전.
************ 그대는 왜 이 시간대위에서 함께 부대끼며 울고 웃는 것인지 문득 생각해 본적 있는가. 바로 이 시가 그대에게 명징하게 들려준다. 그것은 인력이다! '그리움'조차도 서로 인연에 의해 줄을 밀고 당기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인력의 힘에 의해 상응하고 깊이 공명하고 있음을 이 시가 일깨워준다. 배정웅 시인은 부산 출생. 시집<사이공서북방 15마일>(1968) 김춘수 시인의 서문으로 출간 본격적인 문학활동, [현대문학]추천 완료. 시집으로 <사이공서북방 15마일><새들은 페루에서 울지 않았다><반도네온이 한참 울었다> 및 다수, 성남시문화상,해외문학대상,해외한국문학상등을 수상했으며, 시전문지 '미주시인'발행인겸 편집인.<신지혜.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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