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신문』
[詩 가 있는 세상]
구름밭에 낚싯대 드리우고
한문수(1951~)
백로 울음소리에
물안개가 걷히는 저수지
낚싯대를 드리운다
찌 끝에 시선을 모으려니
봄 풍경이 내려앉고
낚싯대가 졸린 시간
한낮
땡볕 지나
앞마을 굴뚝에서
송아지 울음소리가
피어오르니
저수지는
온통
구름밭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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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 황홀경이 따로 있는가. 이 시 한 폭의 그림 속으로 잠행해보자. '백로 울음소리에 물안개가 걷히는' 이런 저수지! 두보와 이태백처럼 한 낮의 고요를 풍류로 낚아채는 삶의 여유와, 도도한 품격은 또 어떠한가. 송아지 울음소리도, 연기도 온통 구름밭이 돼버린 저수지 속에서 유유자적 헤엄치는 구름 몇 마리. 크고 작은 세상사가 여여해지고 마음이 저절로 풍요롭다!
한문수 시인은 서울 출생. '문예사조'(1998)로 등단하였으며 사진이 있는 시집 '바람이 되고 싶다'가 있으며, 문예사조 문학상. 짚신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신지혜. 시인>
<신문발행일>Jun.01.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