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신문』
[詩 가 있는 세상]
야카모즈*
박남희(1956~)
하늘에 떠있는 달 보다
물속에 비친 달빛이 더 아름답다
흔들리기 때문이다
물속의 달빛을 바라보는 건
제 마음을 흔드는 일이다
사랑하는 일이다
물 위의 달보다도
물속의 달빛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건
이미 사랑에 빠졌다는 증거이다
이미 사랑에 빠진 눈으로 보면
하늘에 떠 있는 달도
물속에 비친 달빛처럼 출렁인다
세상의 모든 것이 이미 물속에 있다
사랑은 또렷한 세계를 지나
출렁이는 세계에 이르는 것이다
출렁이는 물의 거울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이다
*야카모즈(yakamoz):‘물속에 비친 달빛’이라는 뜻의 터키 말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로 뽑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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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저 물속에 비친 달빛을 보는 일은 어떠신가. 설레이면서 흔들리는 달빛에 마음을 띄우심은, 이 시가 그대의 내면세계를 출렁거릴 것이다. 자연만한 시, 자연 만한 그림이 또 어디 있겠는가. 출렁이는 달빛에 마음의 각진 모서리마저도 다 녹지 않겠는가.
박남희 시인은 경기도 고양 출생. 1996년 [경인일보]신춘문예, 1997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등단. 시집으로 <폐차장 근처><이불 속의 쥐>가 있으며, 평론집으로 <탈주와 회귀 욕망의 두 거점-장정일론><존재와 거울의 시학>등 다수가 있다. <신지혜. 시인>
<신문발행일.2008.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