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11·26 23:08 | HIT : 3,798 | VOTE : 3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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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18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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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詩가 있는 갤러리] 
`죽은 여가수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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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그 여가수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득한 그곳에서 몸은 버리고
  목소리만 젖어 왔습니다 얇게 압축된
  가벼운 디스크 한 장 속에 눌린 그녀의 목소리엔 
  소름 끼치도록 아름다운 마력이 아직 살아 있어 (…)
  노래는 시간의 허방처럼 깊고
  흑단의 긴 생머리 찰랑찰랑이던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윤기로 넘실 넘실거렸습니다 (…)
  한번 입력된 그녀의 곡조는 지워지지 않은 채 내 구석구석을 돌아 문득문득
  찢겨진 내 생각 밖으로 흘러나와 나를 물들이고
  나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그녀의 회전을
  좀처럼 멈출 수 없습니다
  -신지혜 '죽은 여가수의 노래' 부분
 
 
  적막을 뚫고 노래가 흐른다.
  윤기나는 선율이 귓속을 파고들어 미세한 신경을 따라 온 몸을 떠돈다.
  순하고 무구한 감동을 끝없이 퍼붓는 소리의 성찬.저릿하다.
  그 성찬에 빠져들면 사랑도 슬픔도 보석처럼 빛난다.
  먼 기억이 꿈인듯 살아나고 간혹 세상도 달라 보인다.
  그래,이것만 들어도 됐다.
  사는 게 별건가.
  움켜 쥐고 있는 헛된 망상들 다 버려야 겠다.
  너와 나의 경계도 와르르 허물어버리자.그런 생각까지 든다.
  얇게 압축된 디스크 한장의 힘. 
이정환 문화부장 jhlee@hankyung.com
 
 
  
입력: 2007-11-11 17:32 / 수정: 2007-11-12 09:28 
  
<한국경제신문>링크: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0711118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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