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제목시집 토네이도, 밥/신지혜- 박성민 시인2021-02-17 14: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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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3

오랜 글벗이자 페친인 신지혜 시인님이
시집, 토네이도"를 내셨네요. 축히힙니다.
밥은 먹었느냐
사람에게 이처럼 따뜻한 말 또 있을까
밥에도 온기와 냉기가 있다는 것
밥은 먹었느냐는 말에 얼음장 풀리는 소리
팍팍한 영혼에 끓어 넘치는 흰 밥풀 물처럼 퍼지는 훈기
배곯아 굶어 죽는 사람들이
이 세상 어느 죽음보다도 가장 서럽고 처절하다는 거
나 어릴 때 밥 굶어 하늘 노랗게 가물거릴 때 알았다
오만한 권력과 완장 같은 명예도 아니고 오직
누군가의 단 한끼 따뜻한 밥 같은 사람
되어야만 한다는 거
무엇보다 이 지상에서 가장 극악무도한 것은
인두겁 쓴 강자가 약자의 밥그릇 무참히
빼앗아 먹는 것이다.
목숨들에게 가장 신성한 의식인
밥 먹기에 대해 누가 이렇다 할 운을 뗄 것인가
공원 한 귀퉁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이에게도
연못가 거닐다 생각난 솟구치는 청동오리에게도
문득 새까만 눈 마주친 다람쥐에게도 나는 묻는다
오늘
밥들은 먹었느냐
문구: '사 선 0 1 2 토 도 대 신 지 집'의 이미지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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