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제목허공에 밑줄을 긋고 가는 새/ 신지혜-------박동남 시인2021-02-17 14: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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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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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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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밑줄을 긋고 가는 새 / 신지혜
허공엔 아무것도 없는 데 허공에 밑줄을 긋고 가는 새,
새는 자취를 감추었는데 허공에 그어진 금, 아직 사라지지 않는다
이리저리 휘몰리는 구름물고기 떼도 결코  지울 수 없는 밑줄
허공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데
어머니 정맥같은 밑줄 한 줄 각인되어 있다
어머니, 그토록 원하시던 새가 되신 것일까
나 밑줄 친 허공 한 페이지 꺼내 읽는다
맹물 같은 저 허공의 가슴속엔
요동칠 슬픔이나 채 남아있겠는가
푸른 별무덤 가득찬 허공엔 무수한 생채기뿐
집 뒤 텃밭에 사약같은 독초 한 그루 몰래 심어놓고 어머니, 때때로 청산가리 같은 햇빛에 젖은 생 널어 말렸던 것을, 어둑한 골목골목 누비며 이쪽 허공 끝에서 저쪽 끝으로 마른번개 토하는 구름사자처럼 혼자 포효했던 어머니,
갈라터진 맨발로 장바닥 헤매며 건어물이며 야채를 호곡 소리처럼 외치다 귀가할 때마다 저 허공 속곳 깊숙이 넋두리 한 잎씩 꾹꾹 눌러 넣어놓고 음각했던 어머니
이젠 흙을 밟지 않아도 되는 날개 한 벌 받아 입으셨던가
어느 겨울날, 이마에 머릿수건 질끈 동여맨 채
눈발 뚫고 서둘러 이 생의 문 밖으로
외출하신 어머니, 저 허공엔 지워지지 않는 밑줄 한 줄 처연히 걸려있다
(감상)
이 시를 읽다가 갑자기 가슴이 메이고 울컥 눈시울이 적셔지고 말았다.
어머니는 아이들 기르기가 매우 쉽지 않았았을 것이다. 우리의 어머니 대에서는 일제통치와  6.25 전쟁을 겪으신 분들인데
홀어머니로 자식들을 양육하기가 매우 어려웠음을 알 수 있다.
허공에 밑줄은 빨랫줄로 짐작된다 종교적으로 어머니는 훨훨 자유로이 나는 새를 생각했을 것이며 푸른 별무덤, 허공은 수를 셀수 없는 생채기로 표현될 정도로 아픈 삶이 었으리라
집 뒤에서 독초같은 억척을 다짐 하며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마치 포효하는 사자처럼 사세요! 를 외치고 건어물이나 야채를 갈라지고 터진 맨발로 팔아야했던 어머니.
돈을 잃어 버릴까 속곳에 챙겨가며
오직 장사에 몰두하던 어머니.
돌아가시면서 베옷인 날개 한 벌 입으신 어머니.
병원도 못 가시고 머릿수건 찔끈 동여맨채  저 세상으로 가셨으니 어찌 어머니의 사랑을 어느 자식인들 잊을 수가 있을까..
이 세상 어머니들은 위대하다.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물을 먹물삼아 써내려가도 못다 쓸  시인의 어머니여!!
신지혜
서울출생
2000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200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밑줄」한국문화예술 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동포문학상 최우수상
미주시인문학상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상
뉴욕중앙일보, 보스톤코리아신문,뉴욕일보,
뉴욕코리아, LA코리아,월드코리안뉴스 및 다수 신문에 좋은시 고정 컬럼연재
세계계관 시인협회(upli) united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member
2020년 「시집 토네이도」발간
이메일shinjihyepo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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