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론

제목줄/신지혜-----박동남 시인2021-02-17 1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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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 신지혜
한 사내가 줄에 간당간당 매달려있다
보르드웨이 번화가 30층 건물 꼭대기
아슬아슬하게 그러나 편안히 공중에 안겨있다
비계 위 처연히 앉아 조용히 그네 타는 사내,
사내는 천천히,
줄 끝에 달린 양동이에서 세재 묻은 대걸레 꺼내
대형 유리창  쓱쓱 문지른 후 다시
줄 휘청거리며 가벼이 점프,
아래층 공간으로 정확히 하강한다
줄에 목숨 꽁꽁 묶고
공중에 떠 있는 공포와 사귀기까지 그 얼마나
오랜 뒤척임이 있었던가
미세한 바람에도 과민 반응하는 줄의 반동과
밑도 끝도 없는 허방 중심 잡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 쳤는가 때로
예측불허의 기류는 그를 죽음으로 내몰기도 했다
저 허공에는 난간이 없다
저 한 줄에 60킬로그램 대롱 거릴 때
공중에도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는 것을 터득한 사내
그의 줄이 또다시 휘청 거린다
수직의 벽 퉁겨 오르다 내려선 그의 발은
허공 한 칸 명확히 내려선다
줄 하나 덕분에
따뜻한 저녁 식탁 앞에서
그의 어린 새끼들 재잘거릴 생각에, 줄 위에 매달린
그의 얼굴은 벌써 저리 환한 보름달이다
★감상★
나는 용접공이었다
포항제철 3고로 현장과 울산 현대 조선소 사우디 킹사우드대학 현장으로만 다니며 철골과 배관용접으로 45년을 일했다 나도 물론 빔타기 잔넬타기를 안전 바도 없이 고공을 다니며 일 한적도 많았다
아파트나 빌딩공사장에서 숱하게 보아 온 외줄타기의 페인트공들..
그들은 옥상으로 올라가 안전고리에 밧줄을 묶거나 환기구 돌출부위에 묶고 고층에서부터 밧줄을 내리고 앉을 수 있는 그네를 샤클( 크레인에서 물건을 들어 올릴 때 크레인의 고리에서 내린 줄과 물건을 묶을 수 있는 조인트 부속)을 사용하여 아래로 내린 줄을 조금씩 풀어주면 그네가 내려가는 장치를 타고 건물 전체를 로울러로 문질러 페인트를 칠하며 내려오는 것을 익숙히 봐 온 터 라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시인은 이 작업의 확실한 관찰과 특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 이 시를 빚은 시인도 대단한 안목이 있다
거기에 생생한 비유의 문장을 보태 읽어 내려가는 재미와 스릴이 만점이지 않은가..
신지혜 시인의 시는 고급계층이나 중류사회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하류층 혹은 밑바닥이나 서민들을 따뜻한 손길로 바라보고있으니 얼마나 다행이 아닐까 싶다
배고픈 사람이 배고픈 사람 사정을 안다고 눈물젖은 빵을 먹고 살았던 사람이 분명하다
그녀가 미국까지 진출하게된 그 사연 또한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신지혜
서울출생
2000년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2002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밑줄」한국문화예술 위원회 우수문학도서 선정
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
미주동포문학상 최우수상
미주시인문학상
윤동주 서시 해외작가상
뉴욕중앙일보, 보스톤코리아신문,뉴욕일보,
뉴욕코리아, LA코리아,월드코리안뉴스 및 다수 신문에 좋은시 고정 컬럼연재
세계계관 시인협회(upli) united poets LAureate International member
2020년 「시집 토네이도」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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