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간[시작]가을호. 서평.
"유령의 입술로 말하기" 中에서---
임지연.
..중략....
즐거운 고스트가 연주하는 우주 건반의 음악들
신지혜의 시의 언어는 죽음을 통해 우주적 공동성을 획득하고 삶을 즐거운 것의 음악으로 연주하려는 경쾌하고 따뜻한 언어로 구성된다. 신지혜의 시 역시 죽음과 깊게 관련한다....중략..신지혜의 시에서 죽음은 원거리 미래에 도래할 필연의 사건이다. 죽음을 미래의 사건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유한한 존재의 유한한 삶은 경쾌한 음악이며 즐거운 체스놀이로 전이된다. "즐거운 고스트"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백년 후 난 이곳에 없을 것이다
유령이 될 것이다
이 행성에 왔던 흔적도 없이
공기 문 드르륵, 열고 나갈 것이다
그러면, 그쪽은 此岸이고 이쪽은 彼岸이 될 것이다
문득, 이 별을 들여다보면
둥그런 꿈 한 채는 아직도 상영중일 것이다
똑같은 수천수만의 내가 너무 많아
헬 수 없을 것이다 도대체 난 누구인가
스스로 묻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지금,
이 시간의 쾌속정에 먼 훗날의
고스트들과 동승하여
체스를 두듯 시를 둔다
(...중략...)
아직, 내 찻잔엔 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나는 낄낄낄, 흐뭇한 웃음 입가에 흘리고 있다
-[즐거운 고스트]
즉음이 삶을 압박하거나 비극적인 것으로 재구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삶은 낄낄낄거리는 웃음으로 생성되는데, 이유는 특이한 죽음의 시간성에 있다. 죽음은 미래와 관련된 시간의 형식으로 존재하지만, 시적 주체는 그것을 "백년 후"의 사건으로 받아들인다. 백년 후에나 있을 죽음의 사건에 대해 시적 주체는 어떤 위협도 느끼지 않는...
글을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