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춘추]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
신지혜(시인)
미국의 도로에서 차를 몰다보면 다람쥐를 비롯하여 너구리, 들토끼, 사슴, 노루 등이 쉽게 눈에 띈다. 아마도 미국은 동물들의 지상천국이 아닐까 싶다. 간혹 어떤 때는 거위들이 도로를 가로질러도 아무도 경적을 울리지 않고 그들이 길을 다 건너가도록 기다려주는 마음을 보면 동물을 사랑하는 그네들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정부에서는 함부로 허락 없이 동물을 죽이면 강력 법에 처하고 있는 실정이며, 함부로 수렵하는 것을 역시 강력히 금하고 있다. 누구도 나무를 함부로 베지 못하며 심지어는 갈대나 꽃가지들도 함부로 꺽지 못하도록 철저히 규정되어 있다. 미국이 이토록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보존해온 것은, 풍요로운 생태계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지속적인 노력과 의지, 그리고 자연환경보호에 큰 비중을 두어왔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거대한 도시가 맨해튼 같은 섬 위에 건설되고 또한 로스엔젤레스의 도시는, 사막 위에 건설하지 않았던가. 가도 가도 숲이며 끝도 없는 넓은 국토를 소유했으면서도 자투리땅에 도시와 집을 짓는 나라, 그리고 도시 한가운데 공동묘지를 조성하고 입추의 여지없이 빽빽이 비석을 세우는 나라임을 본다면, 생태계를 유지하게 하는 힘은 거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인식하게 한다.
아무리 풍부한 천연자원을 소유했다 한들 그것의 끊임없는 노력과 보존하려는 의식이 비합리적이고 미온적이라면 그것은 하루아침에 여지없이 황폐함을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또한 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서 마음껏 소비하거나 문명이라는 미명아래 자연파괴를 서슴없이 감행한다면, 우리 자연생태계가 심각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달하게 되는 것은 극히 자명한 일이다.
나무 한 그루를 잘라내지 않기 위하여 어떤 집은, 애초부터 집의 설계도면을 바꾸기도 하는 것을 필자는 직접 본적이 있다. 또한 나무 한 두 그루쯤은 그대로 안마당에 껴안고 집을 짓는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봐야 할까.
모든 동식물이 함께 공존하는 생태계에서 유독 인간만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생각해보게 된다.
동물이고 식물이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관계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우리 미래의 풍요로움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입력시간 : 2005-05-15 17:2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