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일보<시로 여는 세상>

제목[뉴욕일보]<시로 여는 세상>첫 키스/함기석2019-07-19 21: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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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8 04:19 | HIT : 4,411 | VOTE : 357



[시로 여는 세상]


첫 키스


 


함기석

 


너의 입술에서
장미꽃이 피어난다
새들이 날아오른다
새들이 날아가는 호수가 보인다
눈이 예쁜 물뱀 하나 뭍으로 올라온다
꽃밭을 지난다
앵두밭을 지난다
탱자나무 울타리 지나 내게로 온다
흰 벽돌담 넘어 내게로 온다
미끈미끈 내게로 다가오는 어린 뱀은
미끈미끈 내게로 다가오는 너의 혀
두근두근 내 입술에 살을 비빈다
나의 입술에서
빠알간 금붕어들이 쏟아진다
빠알간 코스모스 꽃잎들이 쏟아진다
아 가을이다
나는 손을 쭈욱 뻗어
구름을 따 네 눈에 넣어준다
해와 달을 따 네 입에 넣어준다
하늘 가득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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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명한 이미지들이 형상화된 이 독특한 시속으로 빨려 들어가 보라. 첫 키스의 생생한 심리표현이 자연물로 대치되어 더더욱 생동감 넘치고 신비하게 그려진다. 어느새 이 싱싱한 날것들의 상징적 이미지들에 의해 견인되어, 첫 키스의 상큼한 그 공간에 가 닿게 되리라.

 함기석 시인은 충북 청주 출생. 한양대 수학과 졸업.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으로 <국어선생은 달팽이><착란의 돌><뽈랑 공원>, 동화 <상상력 학교>등이 있다. 눈높이아동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시인>
                                                    /www.goodpoem.net


-[뉴욕일보]2009년 1월 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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