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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移轉(이전) / 신지혜.................『현대시학』2009년 1월호2019-07-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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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27 13:58 | HIT : 5,897

移轉 (이전)




                               신지혜






전에 살던 곳 전화번호가
드디어 이전되었다는 연락 받았다.
전에 살던 집은 인도인 살던 집이었으나
이번 집은 그리스인 살던 집이다.


나 저승에서 이승으로 이전했듯, 뭇별에서
지구로 이전했듯, 노인에서 아기로 이전했듯,
백인에서 황인으로 이전했듯,


그렇게 무수한 이전 즐겼으나, 똑같은 곳, 똑같은
사람, 똑같은 이름으로 이전한 적 단 한번도 없었다.


누구도 내 등 떠밀며 어디로 가라. 무엇이 되라.
강요하지 않았다. 사이키 조명처럼 경악하듯 그 장면들
명멸했으나, 무수히 악수한 손 잡았다 놓았다 하는 동안
이전의 묘법 배웠다.


한 철마다 짐 꾸리고 다시 내려놓으며
저 각진 도시 골목에서 이 도시 저잣거리로,
사상의 거처 없는 무명 모나드처럼
나 바람의 오지 돌며 이전했다.






-『현대시학』2009년 1월호.


"Like a lion not trembling at noises, like the wind not caught in a net,
like a lotus not stained by water, let one wander alone like a rhinoceros"
-Suttanipata-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숫다니 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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