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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웃음의 달인/신지혜........『시와 시』<창간호>. 2009년 겨울호2019-07-16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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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달인



신지혜


웃음을 제대로 배운 적 있는가
웃음의 달인은 함부로 웃지 않는다
다양한 웃음의 목록들,
하지만 달인의 웃음은
뒤로 목을 젖히고
활짝 핀 나팔꽃 꽃 모양이어야 한다
웃음은 지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꽃이기 때문이다
목젖 환히 꽃술처럼 드러내고
소리 또한 거짓없이 맑고 티 없어야 한다


고정된 웃음에는 웃음의 미학이 없다
비애와 비웃음의 찌꺼기가 스며있는 것은
양질의 웃음이라 할 수 없다
웃음의 도를 알아야 비로소
제대로 휴식을 안다고 논할 수 있다


웃음의 진원지에서 웃음의 파문이 번진다
온몸이 물풀처럼 흔들린다
웃음 뒤에는 늘 진동과 여진이 남는다
큰 웃음의 해일은 토네이도처럼 강력하여
오래 묵은 절망마저 굴복시킨다


웃어야 할 때는 거침없이 그 비움의 몫 다하여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않는다
먼지 한 톨마저도 털어 버리듯이,
한 번 웃음에 두 번 다시 뒤돌아보는 일 없이,
호방하게 터트려 버린다
마치 그 웃음이 당신의 생에 단 한번 인 듯,
당신이 웃었던 웃음들의 마지막 총 결산인 듯이




『시와 시』창간호. 200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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