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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 번이나 옷을 벗고 입었던 것일까 /신지혜----------계간[포엠포엠]2016년 봄호2019-07-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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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12 15:18 | HIT : 3,199

나는 몇 번이나 옷을 벗고 입었던 것일까

신지혜

계절이 바뀌자
메이시스 백화점 마네킹들이 일제히 새옷 갈아입는다
먼저 스패니쉬 종업원이 마네킹의 낡은 옷 벗겨버리고
신상품 새옷 갈아입힌 후 고정 핀을 꽂아 품을 교정한다

나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문득 궁금해진다
나는 몇 번이나 내 옷 벗어버리고 새옷 갈아입었던 것일까
내가 입었던 숱한 여자와 남자 의상은 또 몇 벌이었을까
내가 달았던 태그같은 이름들은 또 몇 개였을까

여기 산다는 것, 철따라 옷 한 벌 입고 살다 벗어버리는 것
날마다 온갖 뉴스로 넘쳐나는 이 별
내 집 드나들 듯, 들락날락 왕래했을 것이다

제각각 옷 한 벌씩 걸친 채 브로드웨이 빠져나가는 행인들 속,
누군가는 때때로 무참히 찢겨진 옷자락에 절망하기도 하였을 것이며
누군가는 원치 않아도 어쩔 수 없이 옷을 벗어야 했을 것이다

쇼윈도우 속, 이제 옷단장 마친 남녀 마네킹들이
새 옷에 또다시 적응하며 한 철 내내 제 자리 지킬 것이다

계간 [포엠포엠]2016년 봄호

#신지혜 # 신지혜 시인 # 나는 몇 번이나 옷을 벗고 입었던 것일까 / 신지혜 # 시 # 포엠포엠 #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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