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05 11:29 | HIT : 3,7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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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 신지혜
바지랑대 높이 굵은 밑줄 한 줄 그렸습니다 얹힌 게 아무것도 없는 밑줄이 제 혼자 춤춥니다
이따금씩 휘휘 구름의 말씀뿐인데, 우르르 천둥번개 호통뿐인데, 웬걸? 소중한 말씀들은 다 어딜 가고
밑줄만 달랑 남아 본시부터 비어 있는 말씀이 진짜라는 말씀,
조용하고 엄숙한 말씀은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것인지요
잘 삭힌 고요,
空의 말씀이 형용할 수 없이 깊어, 밑줄 가늘게 한번 더 파르르 빛납니다
-현대시학.<신작소시집>2006.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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