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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흘러 다니는 그림자들/ 신지혜-----------계간 [리토피아]2007., 겨울호2019-07-15 21:01
작성자
2007·12·02 01:21 | HIT : 3,432
    
흘러 다니는 그림자들



신지혜.




사람은 없고 사람 그림자만 돌아다닌다
그림자들이 검은 자루처럼 밑으로 쳐진다 혹은
고무줄처럼 자유자재로 늘어나기도 하고 형체를
바꾸기도 한다 벽이나 문지방에 붙어있기도 한다
가만히 보라
이슥한 저녁, 주체할 수 없어 쓰러지는
벽들을 떠받치는 것들은 모두 그림자들뿐이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주인들 몰래
서로 몸이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은 모른다
혹은 주인이 잠자리 들 때 몰래 탈출하기도 한다
그림자가 출몰하는 곳에선
늘상 그림자들끼리 주인을 팔아치우기 위해
암거래가 이루어진다 보았는가 거리를 떠도는
그림자들은 동작이 민첩하다
그림자들은 모의하여, 자신의 주인을 멀리
추방시키기도 한다 한때의 권력이 되었던 주인은
위기의 벼랑 앞에서 최후의 목격자인 자기 그림자 앞에
두 무릎을 꿇을 때 있다




지금 네 옆을 돌아보라 그림자들이
침묵으로 네게 반란한다






-계간[리토피아]-
#신지혜 시인# 흘러다니는 그림자들/신지혜# 시# 리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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