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08·20 20:10 | HIT : 4,007 |
| | 내가 그린 달 / 신지혜 캄캄한 하늘에 달 하나를 그려넣었다 차고 깊은 겨울밤, '오'하며 둥글게 오무린 입속으로 샛노란 목젖이 울렁울렁인다 둥글둥글한 입 안의 목젖 넘어 새 몇 마리 들어간다 달이 내려놓는 몇 천의 지네발에 붙잡힌 마을 지붕들이 두 어깨를 들먹인다 먼 길 돌아와 초췌한 길들이 리본처럼 출렁인다 높고 낮은 산들이 곱사춤을 춘다 저 목구멍 근처, 단맛이 가득해지자 내장에 불이 켜진다 '오'안의 실핏줄마져 모두 켜진다 뻐근한 아픔이 번지고 번져, 한 마을의 모든 울타리가 지워진다 모두가 한 몸안에서 황홀한 고통처럼 아름답고 은근한 毒이 번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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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린 달 / 신지혜 캄캄한 하늘에 달 하나를 그려넣었다 차고 깊은 겨울밤, '오'하며 둥글게 오무린 입속으로 샛노란 목젖이 울렁울렁인다 둥글둥글한 입 안의 목젖 넘어 새 몇 마리 들어간다 달이 내려놓는 몇 천의 지네발에 붙잡힌 마을 지붕들이 두 어깨를 들먹인다 먼 길 돌아와 초췌한 길들이 리본처럼 출렁인다 높고 낮은 산들이 곱사춤을 춘다 저 목구멍 근처, 단맛이 가득해지자 내장에 불이 켜진다 '오'안의 실핏줄마져 모두 켜진다 뻐근한 아픔이 번지고 번져, 한 마을의 모든 울타리가 지워진다 모두가 한 몸안에서 황홀한 고통처럼 아름답고 은근한 毒이 번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