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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달마가 웃음을 내려놓다 / 신지혜.....................『현대시학 2002.12월호2019-07-16 18:28
작성자
2008·12·10 00:58 | HIT : 3,747
 



달마가 웃음을 내려놓다





신지혜





둥그런 얼굴의 달마가 빙그레 웃습니다 허허.
오늘은 캄캄한 밤에 이렇게 놀러 오시다니요


그가 내린 웃음이, 길가 삼나무 가지에 걸려
펄럭펄럭 가오리연처럼 웃습니다


그가 내린 웃음이, 실실실 뱀이되고 카멜레온이 되고
악어가 되어 부들부들 길바닥을 미끄러져 나갑니다


그가 내린 웃음이, 한 일(一)자 깊은 골목의 입 언저리
주~욱 찢어놓으니 골목이 껄껄껄 웃습니다


그가 내린 웃음이, 내 오장육부를 간질이는지
석류알 함빡 터져나와 타당타당 어둠을 깨뜨립니다


마침내 저 공중의 달마, 웃음 경 하나 끌러놓자
오랜 침묵을 툭, 깨친 지붕들 모두 파안대소 합니다 허허.








-[현대시학]-



"Like a lion not trembling at noises, like the wind not caught in a net,
like a lotus not stained by water, let one wander alone like a rhinoceros"
-Suttanipata-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가라.-숫다니 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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