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어드벤처
신지혜
청소년 정신건강센터 자원봉사 상담시간, 목소리 주인공은 올해 17살이라 했다 죽고 싶어요 사람이 왜 여기에 태어나 이처럼 고통스럽게 살다가 마침내 죽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어린 붓다에게 말했다
누가 널 보내서 네가 온 게 아니지 너 자신이 스스로 왔지 네가 오니까 비로소 캄캄한 우주가 열렸지 네가 아니면 저 태양도 달도 떠오를 수 없지 이 지구여행은 너의 고귀한 어드벤처지 와서, 너 자신과 면벽 하는 것이지 네가 누구냐고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고 사귀는 거지 너의 참 뿌리가 무엇인지 아는 거지 네가 바로 신이라는 것을 깨닫는 거지 수 억겁 살았던 무수한 너 자신들의 총체적 종합 결산이 바로 지금의 너이지 그러니까 너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지 가장 만나봐야 할 사람도 너이며 최종 목적지도 너 자신인 거지
우연히 갱단에 가입하여 코케인과 마리화나를 상습적으로 흡입하였으며 늘 자신감도 없고 죽고싶다 했다 주변에 속 이야기 나눌 가족이나 친구도 없다했다 어린 붓다가 다섯시간 동안 전화를 끊지 않았다 자신을 진정으로 아끼고 사랑하겠다 울먹였다 나는 큰 소리로 덧붙였다 고맙다. 이 지구별에 네가 와 주어서 참말 고맙다!
계간『시와시』(창간호).2009년 겨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