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신문』
[詩 가 있는 세상]
못난이 삼형제
이상국(1946~)
그전 강원도 어느 마을에 아들 삼형제가 살았는데
늙은 어머니 명이 오늘내일 하므로 지키길 예니레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야덜아 오늘은 기분이 좋구나 하시길래
옷을 갈아입히고 머리도 빗겨드리고는
이제 어머니가 정신을 차리나보다 하고
형제는 기쁘게 잠을 잤습니다
아침에 큰 아들이 동생들아 어머니가 숨을 안 쉬는 것 같다
둘째 아들이 그럼 우리 어머니가 돌아가신 거네
셋째 아들이 그러면 우리가 모두 어머니를 임종한 것으로 하지요
하고는 상두꾼을 불러 아무개네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혼백을 데려가라고 초혼을 하고는
서로 슬프게 바라보았습니다
그 셋째 아들이 바로 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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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가 숙연케 한다. 어느덧 부모의 은혜를 깨닫고 나면, 벌써 부모는 저 세상에 가 계시지 않는가. 철없고 못난 자식들을 거두며, 이 거친 세상에서 아무쪼록 반듯하게 잘 살기만을 바랄 뿐인 그 무한 은혜를 돌이켜 보라. 이 지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숭엄한 인연이야말로 바로 부모와 자식간의 인연이다. 나무 그림자가 점점 더 넓고 깊어지는 어버이달 5월이다.
이상국시인은 강원도 양양 출생. 1976년 <심상>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동해별곡(東海別曲)><우리는 읍으로 간다><집은 아직 따뜻하다><어느 농사꾼의 별에서>등이 있다.백석문학상,민족예술상,유심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신지혜. 시인>
[보스톤코리아]-2008.5.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