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톤코리아신문』
[詩 가 있는 세상]
마호가니 혼령
김호길
말레이시아 열대 우림 속
마호가니 나무는 우지끈
외마디 소리로 죽어도
단단한 뼈의 혼령으로 남아
이제 나의 서재로 옮겨와서
저의 뼈마디로 날 받치누나
세월은 그 톱니로 날 넘어뜨리고
우지끈 쓰러져서 삭아도
마호가니 뼈마디 같은
단단한 시나 몇 편 남기라고
온몸을 치뻗고 올라오는
마호가니 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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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인간보다 수명이 길다. 죽어서도 마호가니 책상이 되기도 하고 인간에게 유용한 물건이 되기도 하며 그'뼈의 혼령'으로 우리를 떠받친다. 열대 우림 속에서 창대하고 울울창창했던 저 근원적 뼈대의 혼령이 우리 치열한 정신과 인간의 역사를 이어주며 이토록 떠받쳐주지 않았던가. 나무의 장구한 힘이여.
김호길 시인은 경남 사천 출생. 개천예술제 시조장원(1963), [율] 시조 동인.(1965), [시조문학] 추천 완료(1967). 시집으로 <하늘환상곡><수정목마름><절정의 꽃>등 다수. 미주문학상, 현대시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세계한민족작가연합 이사장, 해외시조 발행인.<신지혜. 시인>
[보스톤코리아신문]2008년 5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