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소감>
신지혜
때때로 삶에 무릎이 꺾이거나 힘겨운 시련이 있었던 시절, 마치 이 세상에 잘못 불시착한 외계인처럼 우울한 시절들이 있었다. 생이 과연 무엇인가 우리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그것이 나를 뒤흔들었다. 도서관을 내집보다 더 자주 들락거리며 불온한 책장 같은 수많은 날들을 넘기며 외로운 두타행을 했다.
나는 늘 세상과 불협하는 존재였고, 고정관념에 순종하지 않았으며 정신의 자유를 외치는 고독한 저항아였다. 나는 어떤 규칙에 얽매이거나 강요된 인습에 익숙치 못했다. 그 시절, 문학이 오직 나의 유일한 출구였다. 하여 꿈속에서조차 시를 쓰곤 했다. 나는 지금까지 수행자처럼 묵묵히 그 길을 가고 있질 않은가.
올곧은 정신으로 민족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한 윤동주 시인의 나침반 같은 ‘서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에 매료된 적 있었다. 그는 우리 모두의 가슴을 씻어주는 큰 별이었다. 그런데 그 이름의 상을 받게 되다니!
감사한다. 윤동주 시인의 이름에 결코 누가 되지 않도록 더욱더 치열한 정신으로 끊임없이 나를 성찰하고 이 세상을 관조하며 뚜벅뚜벅 시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오늘따라 맨해튼 40번가 가을창공으로 흰 구름 떼가 축하연이라도 베풀어주는 걸까. 지상에 없는 꽃을 자유자재 빚어내며 만개한다. 나도 나비처럼 내 무게없이 가뿐하게 걷는다.
이처럼 귀하고 뜻깊은 상을 제정하여주신 계간 『시산맥』 과 윤동주서시해외작가상위원회, 광주일보에 감사드리며, 부끄러운 시를 선해주시고 힘내라, 격려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올린다. 또한 말없이 나를 지켜봐주고 응원해준 이 세상 모든 도반님들과 아낌없이 적나라하게 품 열어 속속들이 보여주시는 대자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사실 모든 것은 그들 은덕이기도 하다. 나는 오늘도 겸허히 옷깃을 여미며 자유로운 노마드의 행보를 다시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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