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31 04:24 | HIT : 4,343 | VOTE : 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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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라는 그 심연 (상징 벗기기,실물찾기)..현대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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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라는........그 심연
신지혜
어둠을 몰래 들여다본다-[자시]中에서-
현상의 보편 타당성만을 인식하고 무변광대한 사유에 대해 수긍하지 않는 이들에게 있어서의 <어둠>의 의미란, 추상적이고 거대한 허상의 관념에 불과할는지 모른다. 그러나,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의 경계를 넘어 자유분방한 사유를 지향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있어, 상징적인 <어둠>은 과연 어떠한 의미를 지니는 것인가.
1. 자성의 거울 혹은, 양초의 불꽃
<어둠>은 보이는 것들의 현상을 일순 평정해 버린다. 높고 낮음을,멀고 가까움을, 뾰족하고 둥근것을, 거칠거나 부드러운 것을, 넓거나 좁은 것을, 현실과 꿈의 경계를, 아득한 과거와 미래를.....어둠은 모든 경계와 경계를 무화시켜 버린다. 가시적인 현상계의 윤곽과 소란한 풍경들 위에 일체의 검은 블라인드를 내리 덮는다.
<어둠>의 무한한 상상력에 대하여 한계의 획을 긋는다는 것은 온당치 않을 것이다. <진정한 공기적 상상력은 날개조차 필요치 않은 것>(바슐라르)이기 때문이다. 자율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인, 그 어둠의 심연은 우리를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자성의 투명한 거울을 바라볼 수 있게 하거나 혹은, 혼자 타오르는 <촛불의 미학>*으로 빨려들게 할 것이다. 그리고 곧 <자기 내부>의 <무한한 타자>들과 만나도록 이끌 것이며, 고대로부터 오랜 始原을 흘러온 <사유의 존재>임을 인식시키도록 할 것이다. 즉 어둠의 심연에 자아를 비추어보고 <본원적 자아>를 인식하게 될것이다.
2. 무한한 상상력의 寶庫
깜깜한 <어둠>속이야말로, 무한한 우주적 상상력의 씨앗들이 역동적으로 자맥질 치고 있는 것이며, 곧 거대한 <물활론>적 생명의 구근들이 모두 어둠 속에 내장되어 숨죽인 채 발아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인식론적 주체에 따라, 프렉탈(fractal)의 기표, 혹은 기의들이라 명명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생성과 소멸을 끊임없이 번복하는 <언어의 빅뱅>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며, 또한 이 역동적이면서도 靜적인 <무의식적 단층>속엔 다차원적 <환상의 코드>가 내장되어 있는 것이므로, 우리가 그 상상의 풍요로운 寶庫에서 <오브제>(object)를 불러내어 변용, 변주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언어의 촘촘한 교직에 의해 직조된 이미지들을 <낯설기>의 환유와 은유로서 변환하여, 자유자재로 재 구상 할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번뜩이는 ,<어둠의 심장>에 낯선 상상력의 성냥 한 개피를 그어 볼수도 있을 것이다. 곧 싱싱한 불꽃이 타오르게 될 것이고, 갓 돋아오른 선명한 꽃잎은 파르르, 전율하게 될 것이다. 바로 <그것>이, <어둠>속에서 그토록 찾고자 했던 바로 그 <詩>의 <얼굴>일수도 있을 것이다.
3. <어둠>만다라
그러므로, 상징적 의미로서의 <어둠>의 세계란, 가시적인 세계가 의식적이고 지극히 표피적임에 반하여, 추상적이고 모호한 <어둠>만의 의미는 아닐 뿐더러, 오히려 <무한한 상상력>을 발현시키 는 단초들을 함의 한다는 것, 그리고 보다 풍요롭고 무한한 실체들과 창조적 영감으로 교감할 수 있는 무량한 <형상적 寶庫>라는 것.
결국, <어둠>은 가시적 현상계를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창조적 모체>인 셈이며, 우리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는, 시공을 초월한 우주적 몽상의 <만다라>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촛불의 미학](Bachelard, Gaston, 이가림 역, 문예 출판사)
<현대시학8월호>.2003.[상징 벗기기, 실물 찾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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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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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모체' ..공감의 글 감사합니다. ~~태초에 어둠을 향해 절대자의 '빛이 있으라'는 말씀으로 세상을 밝히는 창조적 모체인 어둠의 비밀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건필하세요.^^
07·03·06 22:20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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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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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09·05·16 22:31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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