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혜 시인 보도클리핑

제목[아침향기]거인 발자국/신지혜. 2010.1월2019-08-25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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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2 23:57 | HIT : 3,754 | VOTE : 489

[아침향기]Fresh Daily Manna

 

거인 발자국

     

                                               신지혜

 

 

세계적인 갑부 존 홀링스워즈는 이 세상 떠날 때
전재산과 토지를 사회에 모두 환원했다 그는 늘
본사 공장 뒤편의 초라한 트레일러 속,
남루한 옷차림으로 걸인처럼 살았다

이 별에 알몸으로 와 머물며 그간 먹고 입고 살았으니,
마땅히 수확물은 이 지구의 것,
살아생전 무수한 밥상 받아 밥숟가락 들고
식탁에 오른 타의 죽음 배불리 떠먹었으니
이 별에 와서 얻은 것 또한 모두 이 별의 것이다

이 지구 또한 거저 존재하는가
가늠하기 불가한 저 우주 개스 공간에
행여 깨질세라 알을 품듯, 몇 겹 공기로 이 지구를 꽁꽁
싸고 또 싸매어 준
늙은 우주 어미 마음도 오래 생각해보는 저녁,

평생 아껴 모은 재산과 자기 모든 것 남김없이
훌훌 벗어놓고 떠난 거인 발자국,

오직 내 것 끌어안고 밤낮 허덕이는 나
헐벗은 타인 위해 무엇을 내준 적 있었던가

 

 

2010년 1월호-

#아침향기# 거인 발자국/ 신지혜# 시# 2010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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