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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금강경 이야기/신지혜-------------계간 [문학과 창작] 2006년 봄호2019-07-15 19:33
작성자
2006·10·07 02:26 | HIT : 3,344
금강경 이야기



신지혜



금강경 본다



우주 한 구멍에서 내가 나왔다는 거.
내 발이 무량대수요 내 얼굴이 천 개요
내 손이 천 다발이란 거.
휘저어 닿으면 우주 속살까지 다 만지고 주무르고
우주 심장에 가 닿는다는 거. 그러니까 내가


천 마디 천 생각도 다 한 구멍에서 나왔다는 거.
더러운 거, 무서운 거, 아름다운 거, 괴로운 거,
사랑스러운 거, 증오스러운 거,
다 한 구멍에서 나왔다는 거.


천지 우레 치는 장엄한 큰 시도
아직 태어나지 않았을 미미한 작은 시도 다
한 구멍에서 나왔다는 거.
저 풀도 저 물고기도 나도 한 구멍에서 나왔다는 거.


저 보이지 않는, 우주 한 구멍이 내가
오고 갈 구멍이란 거.


금강경 큰 구멍을 나 통과한다.






-계간[문학과 창작] 2006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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