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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비디오 아트/ 신지혜...................계간[문학과 창작]가을호20072019-07-15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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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7 14:00 | HIT : 3,141

비디오 아트



신지혜


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
ㅁㅁㅁㅁㅁ


대형 아파트 단지
똑같은 규격의 스크린 속 똑같은 거실의 TV가
수백편 동시방영된다 위태롭게 쌓인 칸칸 비디오
화면 보면서 한 얼굴 위에 또 다른 얼굴 포개고
웃는 얼굴 보면서 한 눈물이 다른 눈물 전염시키
는 걸 보면서 한 말이 다른 말에 침투하여 무섭게
포자증식되는 걸 보면서 나는 불온한 일탈을 꿈
꾼다 규격품 영혼들 하단 부분, 때때로 名士들의
팝업광고가 번뜩인다. 오래 전부터 이미 생사가
각본된 길고도 지루한 드라마 속, 그 캄캄한 벽속
전선을 송두리째 뜯어내고 내 생의 원본이 내장된
마이크로칩마저 남김없이 소거한 채 훨훨 부나비
로 날아오르고 싶은 저녁,



내가 아파트 앞에 홀로 서성거린다 내가 빠져나온
화면하나 텅 비어 있지만 밤새도록 내 부재가 절찬리
상영되고 있다




[문학과 창작]2007년, 가을호.

#신지혜 시인# 비디오 아트/신지혜# 문학과 창작#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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